엔지니어 로드맵 #42 — 자기회로 해석과 설계 응용
지난 #38에서 유도 기전력($\mathcal{E}$)을 결정하는 패러데이 법칙의 수식에 붙은 마이너스($-$) 부호의 의미가 바로 렌츠의 법칙이라고 했습니다. 이 법칙은 유도되는 모든 전자기 현상에서 전류의 방향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약속입니다.
이 법칙을 쉽게 이해해봅시다.
코일에 N극이 다가올 때 (자기장이 강해지는 변화), 코일은 이 변화를 방해하기 위해 다가오는 N극을 밀어내려는 N극을 만듭니다. 반대로 N극이 멀어질 때 (자기장이 약해지는 변화), 코일은 이 변화를 방해하기 위해 멀어지는 N극을 붙잡으려는 S극을 만듭니다. 이 '밀어내거나 붙잡는 힘'을 만들기 위해 유도 전류가 특정 방향으로 흐르는 것입니다.
렌츠의 법칙이 없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만약 유도 전류가 변화를 돕는 방향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자석이 코일로 다가올 때, 유도 전류가 자석을 끌어당기는 자기장을 만든다면, 자석은 외부에서 힘을 주지 않아도 코일 속으로 스스로 가속되어 빨려 들어가면서 무한히 전류(에너지)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이것은 에너지는 창조되거나 소멸되지 않고 형태만 바뀐다는 에너지 보존 법칙에 정면으로 위배됩니다. 따라서 렌츠의 법칙은 자연계가 스스로 에너지의 균형을 유지하고, 우리가 발전기를 돌리기 위해 외부에서 기계적인 일(에너지)을 해줘야만 전기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증합니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가정까지 전달하는 데 필수적인 장치가 바로 변압기(Transformer)입니다. 변압기는 전자기 유도 현상을 이용하여 교류(AC) 전압을 효율적으로 바꾸는 장치입니다.
변압기는 얇은 철판을 겹쳐 만든 철심(Iron Core)에 감긴 1차 코일($N_1$)과 2차 코일($N_2$)로 구성됩니다.
패러데이 법칙($\mathcal{E} \propto N$)에 따라, 유도되는 전압은 코일의 감은 횟수에 정확히 비례합니다. 이 관계를 권선비(Turns Ratio)라고 합니다.
변압기는 에너지를 보존하므로, 1차 측 전력($P_1$)과 2차 측 전력($P_2$)은 같아야 합니다. ($P = V I$) 이 관계를 통해 전류($I$)는 전압($V$)과 반비례함을 알 수 있습니다.
$$\mathbf{P_1 = P_2} \quad \rightarrow \quad V_1 I_1 = V_2 I_2$$ $$\frac{I_1}{I_2} = \frac{V_2}{V_1} = \frac{N_2}{N_1}$$즉, 전압이 10배 올라가면, 전류는 1/10배로 줄어듭니다. 이 전류의 감소가 바로 전력 송전의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입니다.
변압기를 사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송전 중 발생하는 전력 손실(Joule Heat Loss)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송전선에서 열로 손실되는 전력($P_{loss}$)은 전선의 저항($R$)과 흐르는 전류($I$)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P_{gen}$)은 일정하므로, $P_{gen} = V I$에서 전류 $I = P_{gen} / V$ 이므로, 손실 전력은 아래와 같이 전압($V$)에 반비례하게 됩니다.
만약 송전 전압($V$)을 10배 높인다면, 송전 전류($I$)는 1/10배로 줄어들고, 손실 전력($P_{loss}$)은 $(1/10)^2$ 에 비례하여 1/100배로 대폭 감소합니다. 이 때문에 발전소에서는 승압 변압기를 이용해 수십만 볼트의 초고압으로 송전하며, 이는 현대 전력 시스템의 근간입니다.
패러데이 법칙은 코일뿐만 아니라, 덩어리 형태의 도체(금속)가 변화하는 자기장 속에 있을 때도 적용됩니다. 이때 도체 내부에 유도되는 소용돌이 모양의 전류를 와전류(Eddy Current)라고 합니다. 와전류 역시 렌츠의 법칙을 따르며, 변화를 방해하려는 자기장을 생성합니다.
와전류는 에너지 손실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이 성질을 유용하게 사용하기도 합니다.
| 분류 | 상세 설명 | 원리 및 실무 대책 |
|---|---|---|
| 긍정적 활용 | 유도 가열 (Induction Heating): 와전류가 도체 내부의 저항 때문에 엄청난 열(줄열)을 발생시키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예: 가정용 인덕션 레인지, 산업용 용광로) | 와전류에 의한 에너지(열) 손실을 적극적으로 활용 |
| 긍정적 활용 | 자기 제동 (Magnetic Braking): 움직이는 도체(기차 바퀴 등)에 자기장을 걸면, 렌츠의 법칙에 따라 운동을 방해하는 와전류가 유도되어 비접촉식 제동력을 제공합니다. (예: 고속 열차, 엘리베이터) | 와전류가 만드는 반발력(운동 방해) 이용 |
| 부정적 문제점 | 변압기 손실: 변압기의 철심이나 발전기 코어에서 와전류가 발생하면 열 손실(와전류 손실)이 발생하여 효율이 떨어집니다. | 적층 철심 (Lamination): 철심을 통째로 사용하지 않고, 얇은 판(두께 수mm)을 여러 장 겹겹이 쌓아 와전류의 경로를 차단하고 손실을 최소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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